1. 서 론
라인파이프강은 석유나 천연가스 등 장거리 수송용 강재로 많이 사용되는데, 최근 북극해와 시베리아, 알래스카와 같은 심해와 한랭 지역으로 그 사용환경이 확대됨에 따라 고강도와 저온인성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1,2,3) 이러한 라인파이프강의 요구물성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화학조성 및 제조 공정 조건을 제어하여 적절한 미세조직을 형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열연 공정을 통해 제조된 고강도 라인파이프강은 페라이트와 베이나이트로 구성된 미세조직을 가지며 각각의 미세조직은 강도, 연성 및 인성 등 재료의 물성에 상이한 영향을 미친다.4,5) 페라이트는 주로 페라이트-오스테나이트 이상 영역(two-phase region)에서 오스테나이트로부터 확산 변태를 통해 형성되고 내부 전위밀도가 낮아 강재의 연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6) 이후 베이나이트는 주로 가속냉각 공정에서 전단 변태를 통해 형성되고 하부조직과 함께 상대적으로 전위밀도가 높아 강재의 강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7,8)
라인파이프강의 열연 공정 중 형성되는 페라이트와 베이나이트는 공정 조건에 따라 결정립 크기 및 분율 등 미세조직적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요구되는 물성을 만족하기 위해서는 압연 및 냉각 공정을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페라이트는 라인파이프강 제조 공정 중 베이나이트보다 높은 온도에서 핵생성되며, 낮은 탄소 고용도로 인해 탄소 원자를 배출시켜 인접한 오스테나이트의 안정도를 증가시킨다.9,10) 이때 오스테나이트의 안정도에 따라 이후 진행되는 가속냉각과 권취(coiling) 공정 단계에서의 베이나이트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라인파이프강의 미세조직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열연 공정 중 형성되는 페라이트가 최종 미세조직과 기계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압연 종료 후 권취 온도까지의 가속냉각 공정 중 페라이트-오스테나이트 이상 영역에서 일정 시간동안 냉각을 지연시키는 공정(delayed quenching, DQ)을 도입하였다. 이를 통해 페라이트 분율을 달리한 3종류의 API (american petroleum institute) X70급 강재들을 제조하였으며, 상온 인장 시험 및 온도별 충격 시험을 진행한 후 미세조직과 기계적 특성 간의 상관관계를 고찰하였다.
2. 실험 방법
본 연구에서 사용된 API 라인파이프강은 Fe-0.05C-0.18Si-1.14Mn-0.28(Cr+Mo)-Nb-Ti-V (wt%)의 조성을 가지며, 압연 공정 이후 냉각 조건을 달리하여 3종류의 시편을 제조되었다. 먼저 모든 시편들은 1,200 °C 이상의 온도에서 오스테나이트화 처리 후 1,000 °C 이상의 온도에서 압연을 실시하였다. 이후 한 시편은 570 °C까지 20-30 °C/s의 속도로 냉각하고 바로 권취 공정을 진행하여 상온까지 공랭하였고 이를 ‘Base’ 시편이라 명명하였다. 다른 두 시편들은 압연 종료 후 20-30 °C/s의 속도로 냉각하는 도중 각각 700 °C와 740 °C에서 8 s 간 냉각을 지연하는 지연 급랭(delayed quenching) 공정을 도입하였다. 이 온도 구간은 페라이트-오스테나이트 이상 영역으로, 시편별 페라이트 분율을 달리하고자 설정하였다. 지연 급랭 후 두 시편은 590 °C까지 20-30 °C/s의 속도로 다시 냉각하고 권취 공정을 진행하여 상온까지 공랭하였다. 이 두 시편을 각각 편의에 따라 ‘LDQ (low-temperature delayed quenching)’, ‘HDQ (high-temperature delayed quenching)’라 명명하였다.
라인파이프강의 미세조직은 시편의 L-T (longitudinal-transverse) 면을 기계적 연마하고, 3 % 나이탈 용액으로 에칭한 후 광학현미경(optical microscope, OM)과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 EVO10, Carl Zeiss, Germany)으로 관찰하였다. 또한 미세조직 내 형성된 페라이트와 베이나이트를 구분하기 위하여 EBSD (electron back-scattered diffraction, Symmetry S2, Oxford Instruments, UK) 분석을 실시하였고 Oxford 사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aztec crystal analysis software)을 이용하여 그 결과를 해석하였다. EBSD 분석 시편은 기계적 연마 후 90 % 에탄올과 10 % 과염소산 혼합 용액을 사용하여 전해 연마를 실시하였다. EBSD 분석은 70 × 50 µm2 크기의 영역을 대상으로 수행하였으며, 가속전압과 초점거리, step size는 각각 15 kV, 12 mm 그리고 0.3 µm로 설정하였다.
한편 지연 급랭 도입 및 온도에 따른 기계적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비커스 경도 시험기(HM-210, Mitutoyo, Japan)로 하중 300 gf 하에서 유지시간 15 s로 7회 경도 시험을 실시하였고, 10톤 용량의 만능 시험기(UT-100E, MTDI, Korea)를 사용하여 3.0 × 10-3・s-1의 변형률 속도 조건으로 상온에서 인장 시험을 3회 실시하였다. 인장 시편은 ASTM E8 표준 시험법에 따라 표점 거리 25.0 mm, 폭 6.3 mm 및 두께 2.0 mm의 판상 형태로 가공하였고 각 시편의 항복강도는 API 5L 규정에 따라 응력-변형률 곡선으로부터 변형률 0.5 %에 해당하는 유동 응력으로 정의하였다.11)
또한 시험 온도에 따른 충격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판재의 T-L (transverse-longitudinal) 방향으로 ASTM E23 규격에 따라 55 × 10 × 7.5 mm의 Charpy 충격 시편을 가공한 후 700 J 용량의 충격 시험기(IT 547E, Tinius Olsen, U.S.A)를 이용하여 상온과 -196 °C 사이의 다양한 온도에서 온도별로 충격 시험을 3회 실시하였다. 이후 온도에 따른 파괴 양상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파면을 SEM으로 관찰하였다. 또한 라인파이프강의 벽개 균열 전파를 분석하기 위해 -196 °C에서 파괴된 충격 시편의 파단면을 무전해 Ni 도금 후 SEM으로 관찰하였다.
3. 실험 결과 및 고찰
3.1. 미세조직
본 연구에서 지연 급랭 도입 및 온도를 달리하여 제조된 3종류의 라인파이프강에 대한 OM 및 SEM 관찰 결과를 Fig. 1에 나타내었는데, 모든 시편들은 페라이트와 베이나이트가 혼재된 미세조직이 관찰되었다. Base 시편은 일부 펄라이트와 함께 높은 분율의 베이나이트를 나타내었으며 미세한 결정립 구조를 보였다. 반면 700 °C에서 지연 급랭이 도입된 LDQ 시편은 Base 시편에 비해 페라이트 분율이 증가하였다. 또한 가속냉각 후 높은 권취 온도로 인해 탄소 원자의 확산이 활발해져 상대적으로 많은 펄라이트가 나타났으며 조대한 결정립 구조를 보였다. 한편 740 °C에서 지연 급랭된 HDQ 시편은 페라이트-오스테나이트 이상영역에서 페라이트 핵생성이 활발해져 높은 분율의 페라이트가 형성되었다.

Fig. 1.
(a-c) Optical micrographs and (d-f)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 micrographs of the Base, LDQ, and HDQ specimens investigated in this study. Ferrite (F), bainite (B), and pearlite (P) are marked in Figs. 1 (d-f).
미세조직적 인자를 정량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EBSD GOS (grain orientation spread) map과 결정립계 방위차 분포 결과를 Fig. 2에 나타내었다. 먼저 GOS map에서 초록색으로 표시된 영역은 15° 이상의 고경각계(high-angle grain boundary)를 가지며 2° 이하의 방위차 조건을 만족하는 영역으로, 본 연구에서는 이를 페라이트로 정의하였다.12) 각 시편의 페라이트 분율은 Base 및 LDQ, HDQ 시편순으로 16.7, 21.7, 45.7 %를 나타내었고 지연 급랭 도입 및 온도 증가에 따라 베이나이트 분율이 감소하였다. 한편 저경각계와 고경각계는 결정립계의 방위차(misorientation angle)에 따라 구분되는데, 15° 이상의 방위차를 가지는 결정립의 크기를 흔히 유효결정립도(effective grain size)라고 부른다.13) EBSD 분석 영역을 바탕으로 Base 및 LDQ, HDQ 시편의 유효결정립도는 각각 3.2, 3.5, 3.4 µm로 측정되었으며, 지연 급랭이 도입된 LDQ와 HDQ 시편들은 유사한 값을 나타내었다. Base 시편은 가장 미세한 유효결정립도를 보였는데, 이는 연속적인 가속냉각 및 낮은 권취 온도로 인해 상대적으로 페라이트 및 베이나이트의 핵성장이 억제되었기 때문이다. 결정립계 방위차 분포 특성은 미세조직 분율과 결정립 크기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HDQ 시편은 고경각계로 이루어진 페라이트 분율이 높기 때문에 높은 분율의 고경각계 분포 특성을 나타내었다. 반면 베이나이트 분율이 높은 Base 시편은 LDQ 시편과 함께 높은 분율의 저경각계 분포 특성을 나타냈으며, LDQ 시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고경각계 분포 특성을 보였다.

Fig. 2.
(a-c) Electron back-scattered diffraction (EBSD) grain orientation spread (GOS) maps of the Base, LDQ, and HDQ specimens. Ferrite grains are shown in green in the GOS maps. Low-angle grain boundaries are represented by red (2°-5°) and blue (5°-15°) lines, while high-angle grain boundaries are indicated by black lines (15°-180°). (d) Frequency distribution of grain boundary misorientation angles for each specimen. The effective grain sizes of the Base, LDQ, and HDQ specimens were calculated to be 3.2 µm, 3.5 µm, and 3.4 µm, respectively.
3.2. 상온 인장 특성
본 연구에서 제조된 3종류 라인파이프강의 상온 인장 시험 결과를 Fig. 3에 나타내었으며, 인장 특성을 Table 1에 정리하였다. 모든 시편들의 항복강도는 70 ksi (483 MPa) 이상으로, API X70 규정을 만족하였다.14) 일반적으로 API 라인파이프강의 항복강도는 결정립이 미세하고 베이나이트 분율이 증가함에 따라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5) 지연 급랭 도입 시 페라이트 분율이 증가함에 따라 항복강도는 감소하고 균일 연신율은 증가하였다. 조대한 유효결정립도를 가진 LDQ 시편의 경우 항복강도는 가장 낮지만 인장강도는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높은 펄라이트 분율로 인해 전위의 집적과 함께 가공경화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다.16) HDQ 시편은 연질 상의 페라이트 분율이 높아 인장강도는 낮지만 균일 연신율 및 총 연신율이 가장 우수하였다.
Table 1.
Mechanical properties of the Base, LDQ, and HDQ specimens investigated in this study.
한편 페라이트는 내부 전위밀도가 낮아 연성에 크게 기여하며, 전위와 용질 원자의 상호작용이 높은 빈도로 발생하여 불연속 항복거동을 야기할 수 있다.6) 이에 따라 높은 페라이트 분율을 가진 HDQ 시편은 항복점 연신 구간이 길게 나타난 반면 LDQ 시편은 Base 시편보다 페라이트 분율이 높음에도 연속적인 항복 거동을 보였다. Han et al.15)은 API 라인파이프강 미세조직 내 펄라이트와 같은 경한 상은 항복 초기 가동 전위(mobile dislocation)의 형성을 촉진시켜 연속적인 항복거동을 유도한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LDQ 시편은 높은 펄라이트 분율로 인해 가동 전위의 생성이 촉진되어 연속적인 항복 거동을 나타내었다. 한편 Base 시편은 페라이트 분율이 낮음에도 항복점 연신 구간이 가장 길게 나타났는데 이는 페라이트 결정립이 상대적으로 미세하게 분포하여 전위의 이동 및 이동 전위의 생성이 억제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17,18)
3.3. 시험 온도별 충격 특성
상온에서 -196 °C의 극저온까지 다양한 온도에서 충격 시험한 결과를 Fig. 4에 나타내었다. 먼저 상온 충격 시험 결과를 보면, Base 시편이 높은 USE (upper shelf energy) 및 상온 충격 흡수 에너지를 나타내었다. 반면 지연 급랭이 도입된 LDQ와 HDQ 시편은 Base 시편보다 페라이트 분율이 높음에도 낮은 상온 흡수 에너지를 나타냈는데, 이는 조대한 유효결정립도로 인해 응력 분산 능력이 낮고 특히 LDQ 시편의 경우 충격 시험 시 펄라이트로부터 응력 집중이 발생하여 균열의 개시가 용이하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19) 저온 충격 시험 결과, 미세한 유효결정립도를 가진 Base 시편은 상대적으로 높은 충격 흡수 에너지와 -89.8 °C의 낮은 DBTT (ductile-brittle transition temperature)를 갖는 우수한 저온인성을 보였다. 한편 LDQ와 HDQ 시편은 각각 -75.2 °C, -80.3 °C의 DBTT를 나타내었으며, 페라이트 분율이 높은 HDQ 시편이 약간 더 우수한 저온인성을 나타내었다.
한편 상온, -80 °C 그리고 -196 °C에서 충격 시험 후 시편의 파면을 SEM으로 관찰한 결과를 Fig. 5에 나타내었다. 모든 시편들은 상온 충격 시험 후 딤플을 포함한 연성 파괴가 나타났으며, -196 °C의 극저온에서는 슬립이 억제되어 벽개 파괴(cleavage fracture)가 나타났다.20) 그런데 -80 °C에서는 파괴 양상의 차이가 나타났다. DBTT가 낮은 LDQ 시편은 벽개 파괴가 지배적으로 나타난 반면 HDQ 시편은 벽개 파괴와 함께 국부적인 소성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딤플이 관찰되었다. 또한 DBTT가 높은 Base 시편은 딤플과 준벽개(quasi-cleavage) 형태의 파면을 나타났는데, 이는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연성-취성 천이가 나타나면서 소성변형 및 균열 전파가 혼합되어 준벽개 파괴 양상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21)
벽개 균열의 전파를 분석하기 위해 -196 °C에서 파괴된 충격 시편의 파단면 SEM 관찰 결과를 Fig. 6에 나타내었다. LDQ 시편은 조대한 결정립들로 인해 벽개 균열이 굴곡없이 직선적으로 전파하였다. 이와 같이 거의 일직선으로 전파되는 균열의 길이를 단위 균열 경로라고 정의하며,22) LDQ 시편은 단위 균열 경로가 상대적으로 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HDQ 시편은 LDQ 시편보다 단위 균열 경로가 짧게 나타났으며 유효결정립도가 가장 미세한 Base 시편은 벽개 균열 전파 경로가 상대적으로 복잡한 것으로 나타났다.
균열의 전파 관점에서 유효결정립도의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196 °C에서 충격 시험 후 파괴된 Base 시편의 파단면 EBSD 분석 결과를 Fig. 7에 나타내었다. 조대한 결정립은 낮은 고경각계 분율로 인해 균열이 직선적으로 전파하였으며, 미세한 결정립은 고경각계 분율이 높아 균열 전파 경로의 굴곡을 발생시켰다.23) 따라서 고강도 라인파이프강의 저온 흡수 에너지 및 DBTT 특성은 유효결정립도와 고경각계 분포에 큰 영향을 받으며, 유효결정도가 미세함에 따라 강재의 균열 전파에 대한 저항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24)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제조 공정에 따라 서로 다른 미세조직을 갖는 3종류의 API 라인파이프강에 대하여 미세조직을 분석하고 상온 인장 시험 및 온도별 충격 시험을 진행한 후 미세조직과 기계적 특성 간의 상관관계를 고찰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1) 본 연구에서 제조된 라인파이프강은 페라이트와 베이나이트로 이루어진 복잡한 미세조직을 나타내었으며, 지연 급랭 도입 시 페라이트 분율과 유효결정립도가 증가하였다.
(2) 상온 인장 시험 결과 Base 시편은 미세한 유효결정립도와 높은 베이나이트 분율로 인해 높은 항복강도를 나타내었고 LDQ 시편은 높은 펄라이트 분율로 인해 연속적인 항복거동과 함께 높은 인장강도를 나타내었다.
(3) 온도별 충격 시험 결과 유효결정립도가 미세한 Base 시편이 우수한 상온 충격 특성을 나타내었고 펄라이트 분율이 높은 LDQ 시편은 균열 생성이 쉽게 야기되어 상온 충격 특성이 저하되었다. 저온 충격 특성의 경우 저온에서 입내로 가로지르는 벽개 균열의 전파를 효과적으로 저지하는 유효 결정립이 미세할수록 우수한 저온인성과 낮은 DBTT를 나타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