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2. 실험 방법
2.1. 시료 준비
2.2. 고온 인장 시험
2.3. 수증기 산화 시험
2.4. 열간 압연 및 상온 인장 시험
2.5. 미세조직 분석
3. 결과 및 고찰
3.1. 고엔트로피 기술이 적용된 페라이트계 Fe-Al-Cr-Ni-Ti 내열합금
3.2. 석출강화형 페라이트 합금의 고온 기계적 특성
3.3. Alumina forming 합금으로서의 고온 내부식 특성
3.4. 페라이트계 합금의 변형수용성 향상을 위한 초미세립화
4. 결 론
1. 서 론
최근 에너지와 환경 문제의 중요성이 함께 대두됨에 따라, 극한 환경에서 기존 금속 소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 개발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소형 모듈형 원자로, 고온 수전해, 암모니아 분해, 리튬 재활용과 같은 차세대 탄소중립 에너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온 부식환경에 따른 시스템 맞춤형 소재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보통 650-750 °C의 고온에서 운전되며, 고압 수증기와 용융염 등 가혹한 부식 환경에 노출된다.1,2,3,4,5) 그러나 기존의 상용 내열합금만으로는 내열성과 내식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Inconel 617, Haynes 230과 같은 Ni기 초합금6,7)이 잠재적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으나, 고가의 희소금속 함량이 높아 가성비가 크게 떨어진다.
고엔트로피 합금(high-entropy alloy, HEA)은 극한 환경용 구조 소재의 유망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4년도에 Cantor와 Yeh에 의해 제안된 대표적 고엔트로피 합금(일명 Cantor alloy8))은 Cr, Mn, Fe, Co, Ni 등 3d 전이금속(transition metal)이 동등한 원자비로 조합되었음에도 단상을 형성하는 독특한 특징을 보인다. 고엔트로피 합금은 우수한 인성,9) 내부식성,10) 고온 안정성11) 등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개발된 합금들은 대부분 Co와 Ni의 함량이 높아 상업적 활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연구에서는 ‘고엔트로피 합금’ 개념이 조성적 엔트로피의 단순한 산술적 분류에서 벗어나, 중엔트로피 합금(medium-entropy alloy, MEA)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12) 대부분의 중엔트로피 합금 설계 연구는 Cantor (CoCrFeMnNi) 합금을 기점으로, 불필요한 원소를 제거하여 목표 특성에 맞는 미세조직을 구현하는 하향식(top-down) 접근을 따른다.13) 이와 동시에, 고가의 Ni와 Co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Fe 기반 합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14,15)
본 연구에서는 고엔트로피 합금 설계 개념을 활용하여 페라이트계 합금의 사용 온도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다. 기존 페라이트강의 최대 사용 온도인 약 620 °C16,17)를 넘어, 650 °C 이상에서도 사용 가능한 페라이트계 내열합금을 구현하기 위해, Fe-Cr계 페라이트 기지(BCC)와 정합성을 가지며 고온 강도와 상 안정성이 우수한 금속간 화합물인 L21 Heusler상18,19)의 석출을 유도하였다. Fe-Cr계 페라이트강은 저렴할 뿐 아니라, Al 고용도가 높아 Al2O3 보호막 형성에 유리한 장점을 가진다.20,21) 또한 Ni와 Ti를 함께 첨가하면 Al과의 결합을 통해 L21 석출상이 생성된다.18,19)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Fe-Al-Cr-Ni-Ti 시스템을 기반으로 합금 설계를 수행하였다. 제안된 합금은 Fe-Cr-Al 기반 BCC 기지와 Ni-Al-Ti 기반 L21 석출상을 특징으로 하며, (i) Al2O3 보호막 형성에 따른 내산화성, (ii) 석출 강화에 따른 고온 강도 향상, (iii) Al, Ti 첨가에 따른 경량화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2. 실험 방법
2.1. 시료 준비
명목 조성 Fe71.5-xAlxCr13.3Ni11.2Ti4 (x = 10, 12, 14, 16 at%)인 합금을 순도 99.9 % 이상의 고순도 원소를 플라즈마 아크 용해하여 35 × 25 × 200 mm3 크기의 바(bar) 형태로 주조 후, 지름 13 mm, 길이 67 mm의 봉상(rod)으로 가공하였다. 주조 잉곳(ingot)은 미세조직과 화학조성의 균질화를 위해, Thermo-Calc 소프트웨어(TCHEA3 database)를 이용하여 계산된 평형 상태도를 참고하여, 1,200 °C의 BCC 단상 영역에서 6 h 열처리 후 공랭하였다. 합금은 Al 함량에 따라 각각 Al10, Al12, Al14, Al16 합금으로 명명하였다.
2.2. 고온 인장 시험
고온 인장 시험은 직경 5 mm, 표점 거리(gauge length) 25 mm의 표준 시편을 사용하여 700 °C에서 수행하였다. 모든 시험은 변형 속도 10-3 s-1에서 수행되었으며, 재현성을 확보하기 위해 3회 이상 반복하였다.
2.3. 수증기 산화 시험
산화 시험을 위해 균질화처리된 Al16합금 잉곳으로부터 전기방전가공(EDM)으로 20 × 18 × 5 mm3의 크기로 시편을 절취한 후, 표면 거칠기에 의한 인위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2400 SiC 연마지로 전면(entire surface)을 연마하였다. 준비된 시편을 알루미나 도가니에 담아 석영관 전기로(quartz tube furnace)에 넣어 산화 시험을 수행하였다. 도가니는 시험 전 오염물을 제거하기 위해 800 °C에서 100 h 예열하였으며, 시편은 700 °C, air-10% H2O 분위기(유속 0.5 m/min)에서 500 h 동안 노출되었다. 열충격에 의한 산화피막 박리를 방지하기 위해 가열 및 냉각 속도는 5 K/min으로 제어하였다.
2.4. 열간 압연 및 상온 인장 시험
열간 압연을 위해 Al10 합금 잉곳을 80 × 40 × 20 mm3 크기의 블록으로 절단하였으며, 800 °C에서 단방향 압연을 실시하였다. 총 80 %의 누적압하율을 패스(pass)당 약 15 %의 압하율로 반복 압연하여 달성하였으며, 두 패스 마다 전기로에서 약 5 min간 재가열하여 온도를 유지하였다. 최종 압연 후 시편은 공랭하였고, 열간 압연 과정에서 축적된 응력을 완화하기 위해 700 °C에서 1 h 동안 어닐링(annealing)하였다. 이후, 만능 시험기(Instron 5982)를 이용하여 상온에서 10-3 s-1의 변형율로 인장 시험을 수행하였다. 주조상태(as-cast)와 열간 압연 후 어닐링처리된 상태(hot-rolled/annealed)의 인장 특성을 비교하기 위해, 두 종류의 표준 시험편을 제작하였다. 하나는 주조 잉곳으로부터 가공한 표점 거리 25 mm, 직경 6.25 mm의 시편이고, 다른 하나는 압연 판재로부터 가공한 표점 거리 25 mm, 폭 6 mm, 두께 1 mm의 시편이다.
2.5. 미세조직 분석
합금의 결정 구조는 Cu Kα (λ = 1.5406 Å)선을 사용하는 X선 회절분석기(X-ray diffraction, XRD, Rigaku, D/MAX-2500)를 통해 분석하였다. 격자 불일치도는 XRD 피크로부터 얻은 각 상의 격자상수를 이용하여 계산하였다. 연마된 시편의 미세조직은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 JEOL, JSM-7001F)을 사용하여, 전자 후방 산란 회절(electron backscatter diffraction, EBSD) 모드와 역산란전자(BSE) 모드 두 가지 방식으로 관찰하였다. 산화 단면은 EDS 검출기가 장착된 구면수차 보정 투과전자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TEM, FEI, Titan 80-300)을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TEM 시편은 집속 이온 빔(focused ion beam, FIB, JEOL, JIB-4601F) 장비를 통해 제작하였다. 석출상의 부피분율은 원자 탐침 단층 분석(atom probe tomography, APT, CAMECA, 4000XHR)으로부터 얻은 각 상의 화학조성을 바탕으로, lever rule을 이용하여 계산되었다.
3. 결과 및 고찰
3.1. 고엔트로피 기술이 적용된 페라이트계 Fe-Al-Cr-Ni-Ti 내열합금
과거 미국 테네시대학의 P. K. Liaw 교수팀은 Fe-Cr-Ni-Al-Ti-Mo 계를 기반으로 한 석출 강화형 페라이트계 내열강을 개발하여 보고한 바 있다.22,23,24,25) 이 연구에 따르면, Ti가 첨가되지 않은 경우에는 B2상이 석출되지만, Ti 함량이 증가할수록 L21상으로 전이된다. 특히 Ti 함량을 약 2 wt% 수준으로 적절히 조절하면 B2와 L21이 혼합된 석출상을 형성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고온 강도와 기지와의 정합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방안을 제시하였다. 고온 환경에서 석출상의 조대화를 억제하고, 전위와의 상호작용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석출상(precipitate)과 기지(matrix) 간 계면 정합성(coherency)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26) B2상은 기지와 높은 정합성을 가지지만, 600 °C 이상의 고온에서는 강화상으로서의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22) 반면, L21상은 800 °C 이상에서도 고강도를 유지하지만, 기지와 반정합(semi-coherent) 계면을 형성하므로 이 역시 강화상으로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22,23,24,25) Liaw 교수팀은 Ti 함량을 조절하여 B2와 L21의 혼합 석출상을 형성함으로써 700 °C에서 우수한 인장 및 크리프 특성을 구현하였으나, 계면 불안정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장시간 고온 노출 시 석출상의 조대화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였다.23)Fig. 1은 석출상이 기지와 정합 관계를 가질 때와 반정합 관계를 가질 때의 격자구조를 나타낸 개략도이다. 정합 관계를 갖는 경우, 석출상 주변으로 탄성변형장(elastic strain field)이 발생하여 기지를 강화시킬 뿐 아니라, 고온 변형 시 기지를 지나는 전위의 움직임을 제한한다.26,27) 반면, 반정합 관계를 갖는 경우는 석출상 주변으로 격자 불일치 전위(misfit dislocation)들이 생성되어, 탄성변형장이 발달하기 어려우며 고온 변형 시 전위와의 상호작용도 크게 감소하게 된다.28)
Liaw 교수팀이 제시한 방식과 달리, 본 연구에서는 BCC 기지와 L21 석출상 간 격자 불일치도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고엔트로피 개념을 활용하였다. Gibbs phase rule에 따르면, 구성 원소의 개수(number of components, C)와 상의 개수(number of phases, P)가 정해지면, 계(system)의 상태를 결정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바꿀 수 있는 성질(압력, 온도, 조성 등)을 의미하는 자유도(degrees of freedom, F)가 결정된다. 아래의 식 (1)은 대기압을 1 atm으로 고정했을 때의 Gibbs phase rule을 표현한 것이며, 이 수식으로부터 구성 원소가 5개이지만 상의 개수는 2개 뿐이라면 이 계는 4의 높은 자유도를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Fe-Al-Cr-Ni-Ti 5원계 합금시스템에서 BCC와 L21 두 상만으로 구성된 합금 조성이 존재한다면, 합금 원소들의 비율을 다양하게 조절하더라도 동일한 상의 미세조직이 안정적으로 유지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높은 자유도가 의미하는 바는 동일한 상을 갖는 조성 범위가 상당히 넓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며, 이는 곧 ‘고엔트로피 효과’와도 연결된다.12) 이러한 논리에 기반하여,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의 합금 설계 범위를 넘어 Al 함량을 확대할 수 있었다. Al은 L2₁상의 구성원소임과 동시에 BCC 안정화 원소이기도 하므로 석출상과 기지에 모두 다량 포함될 수 있다. Al이 기지에 다량 고용될 경우, Fe와 Cr에 비해 훨씬 큰 원자 반경을 가지므로 기지의 격자상수를 증가시켜 L21상과의 격자 불일치도를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Fig. 2는 Fe71.5-xAlxCr13.3Ni11.2Ti4 (at%) 합금 시리즈에서 Al 함량에 따른 미세조직 변화를 보여준다. Al 함량이 증가함에 따라 석출상이 크기가 작아지고, 더욱 규칙적인 분포를 나타내었다. Fig. 3은 각 합금의 x선 회절 패턴을 나타내며, Al 함량 증가가 생성상의 변화 없이 격자 불일치도를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장에서 이러한 미세조직적 변화가 고온 기계적 특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겠다.
3.2. 석출강화형 페라이트 합금의 고온 기계적 특성
Fig. 4는 700 °C에서 측정한 각 합금의 인장 곡선을 나타낸다. Al 함량이 증가함에 따라 항복강도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Al16 합금은 항복 이후 급격한 연화(softening)를 보이는 다른 합금들과 달리 가공경화(work hardening)가 발생하여 약 5 %의 상대적으로 높은 균일 연신율(uniform elongation)을 나타내었다. Table 1에 나타낸 각 합금별 L21 석출상의 부피분율과 격자 불일치도를 살펴보면,28) 항복강도의 증가는 단순히 석출상의 부피분율 증가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으나, 균일 연신율 및 최대 인장 강도(ultimate tensile strength)의 급격한 증가는 석출상과 기지 간의 계면이 반정합에서 정합으로 바뀌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선행 연구28)에 따르면, BCC 기지는 Fe, Cr, Al이 우세하며 L21 석출상은 Ni, Al, Ti이 우세하다. 이 때, Al 함량의 증가는 기지와 L21 석출상 모두에서 Al 농도를 증가시킨다. 즉, Al 함량이 증가하면 기지의 격자상수는 커지는 반면 석출상의 격자상수는 작아져, 결과적으로 격자 불일치도가 감소하며, Al 함량이 약 16 at%에 도달하면 두 상은 정합 관계로 발전한다. 이는 Fig. 2에서 Al16 합금의 석출상이 <100> 방향으로 정렬된 것과도 부합한다.29) 앞서 언급했듯이, 정합 석출상은 탄성변형장을 유발해 전위를 흡수하거나 전위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이를 통해 고온 변형을 분산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변형수용성 및 고온 기계적 특성 향상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22,23,24,28) Al16 합금은 700 °C에서 상용 내열강(< 150 MPa)16,17,30)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인장 항복강도(~400 MPa)를 보여주며, 이는 내열강의 한계 사용 온도 넘어 650 °C 이상의 고온에서도 적용 가능한 저비용 구조 금속 소재로서 높은 가능성을 제시한다.
Table 1.
Volume fractions of L21 precipitates and lattice misfits, and tensile properties at 700 °C of Fe71.5-xAlxCr13.3Ni11.2Ti4 (at%) alloys with different Al contents.28)
3.3. Alumina forming 합금으로서의 고온 내부식 특성
고온 산화 저항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부분의 내열합금은 고함량의 Cr을 포함하도록 설계된다. 이는 Cr2O3 피막 생성을 통해 산소 이온의 침투 또는 금속 이온의 외부 확산을 억제함으로써 산화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31,32) 하지만 건식 산화 분위기가 아닌 용융염, 수증기 등의 습식 산화 분위기에서는 Cr2O3이 분해되거나 휘발되는 등 산화 피막의 안정성이 떨어져 급격한 산화로 이어지기 쉽다.33,34,35) 이러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AFA (alumina-forming austenitic),36) FeCrAl,20) NiCrAl37,38) 합금 등 고함량의 Al을 포함하는 내열합금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때, 고온 상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Al 함량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대부분의 내열합금은 FCC 결정구조를 가지고 있어 BCC 안정화 원소인 Al 첨가량이 보통 10 at% 미만으로 매우 제한된다.36) 반면, 치밀한 Al2O3 보호 피막이 형성되는 고함량 Al 첨가 FCC계 합금들은 일반적으로 강화 석출상 제어가 어렵다는 한계를 가진다.20,36,37,38) 따라서 10 at% 이상의 Al을 첨가하기 위해서는 BCC 합금계를 선택하여 기지 내 Al 고용도를 높이거나,20) NiAl-B2상과 같이 Al의 저수지(reservoir) 역할을 할 수 있는 Al-rich 석출상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39,40) FeCrAl 합금은 Al 고용도와 확산 계수가 높은 BCC 기지를 가지고 있어 치밀한 보호 피막을 빠르게 형성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석출 강화상이 존재하지 않아 내열성이 크게 저하된다. 반면, AFA 강과 NiCrAl 합금과 같은 FCC계 내열합금들은 다량의 Ni과 Al을 동시에 포함하므로 B2, L12 등 석출 강화상을 선택적으로 형성할 수 있지만, 주요 석출상의 종류에 따라 내식성과 내열성 중 하나가 저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B2 상을 석출시키면 고온 산화 시 치밀한 Al2O3 보호 피막을 얻을 수 있으나, 고온 강도는 저하된다. 반면 L12 상을 석출시키면 고온 강도는 증가하지만, Al 함량이 낮은 L12상(Ni3Al)의 특성상 Al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Al2O3 피막의 형성 속도가 느려진다. 이로 인해 빠른 Al2O3 피막 생성이 요구되는 고온 습식 산화 환경에서는 급격한 산화(breakaway oxidation)를 억제하기 어렵다.39,40,41)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Fe-Al-Cr-Ni-Ti 합금은 BCC 결정구조에 높은 Al 함량을 지니고 있어 alumina-forming 합금의 특성을 갖는다.42)Fig. 5는 10 %의 수증기를 포함하는 700 °C 대기 환경에서 500 h 노출된 후 Al16 합금 표면에 형성된 산화층을 보여준다. 약 100 nm 두께의 연속적인 Al2O3 피막이 형성되었으며, Al이 일부 소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약 500 nm 두께의 산화 영향부에서도 여전히 BCC + L21 이상(two-phase) 미세조직이 유지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표면부의 기계적 건정성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보호피막을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선행 연구43,44,45)에서 보고된 B2 석출상을 갖는 페라이트계 Fe-Al-Cr-Ni 합금은 우수한 내산화성을 보였으나, 내열성이 낮아 사용 온도가 550 °C 이하로 제한되었다. 반면, 본 합금은 높은 Al 함량으로 인해 보호 피막이 빠르게 형성될 뿐만 아니라, 우수한 고온 강도를 갖는 L21 석출상18,19,42)을 형성함으로써 650 °C 이상의 사용 온도를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3.4. 페라이트계 합금의 변형수용성 향상을 위한 초미세립화
페라이트계 합금은 오스테나이트계 합금에 비해 일반적으로 상온에서 연성이 낮을 뿐 아니라, 연성-취성 전이 온도(ductile-to-brittle transition temperature, DBTT)가 높아 고강도화된 경우 상온 가공성이 크게 저하될 우려가 있다.46)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표적인 접근법 중 하나가 초미세립화(ultrafine grain refinement)이다. 결정립 크기를 감소시키면 Hall-Petch 관계에 따라 항복강도는 증가하지만, 파괴 시 필요한 임계 응력은 상대적으로 더 높아져 취성 파괴보다 소성 변형이 우선 발생한다.47,48) 이는 결과적으로 DBTT를 낮추고 페라이트계 합금의 상온 변형수용성을 향상시킨다.47) 초미세립 구조에서는 균열의 전파 경로가 짧고 불연속적으로 분산되어 미세 균열 성장을 억제하며, 다수의 결정립계가 전위 집적을 분산시켜 국부적 응력 집중을 완화한다. 이러한 이유로 초미세립화를 구현하기 위해 열간 가공과 후속 어닐링 같은 가공열처리 기법은 뿐 아니라, 고압 비틀림(high-pressure torsion, HPT)이나 등각각압 압출(equal-channel angular pressing, ECAP)과 같은 강소성(severe plastic deformation, SPD) 공정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Fig. 6과 Fig. 7은 Al10 합금을 열간 압연하여 결정립 크기를 서브마이크로미터(submicrometer) 수준으로 미세화했을 때 연성이 크게 개선됨을 보여준다. 이는 미세 석출 입자들이 전위 이동을 효과적으로 저지하는 피닝(pinning) 역할을 수행하고, 전위가 석출상 주위에 축적되어 세밀한 아구조(subgrain)를 형성하며, 석출상 간 간격(interparticle spacing)이 아구조 크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됨으로써 결정립 성장(coarsening)이 억제되기 때문이다.47,48) 이러한 결과는 석출 강화형 페라이트계 합금에서 초미세립화를 통해 낮은 상온 연성과 높은 DBTT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Fig. 8에서 확인할 수 있듯, Fe-Al-Cr-Ni-Ti 페라이트계 합금은 1,000 °C 이상에서 넓은 BCC 단상 영역을 가지므로, 용체화처리(solution treatment)를 통해 압연조직을 주조조직으로 재설정(resetting)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한편, 초미세립 상태에서는 700 °C 이상의 고온에서 (i) 입계 슬라이딩(grain boundary sliding)의 활성화, (ii) 빠른 결정립 성장에 따른 미세조직 안정성 저하, (iii) 입계 확산에 의해 크리프 변형 속도 증가 등으로 고온 인장강도와 크리프 강도가 저하되는 단점이 존재한다.49) 따라서 열간 압연재를 원하는 형상으로 가공한 뒤, 용체화 온도에서의 최종 열처리를 수행하여 아결정립을 제거하고 L21 상을 재석출시킴으로써 고온 인장강도와 크리프 강도를 회복할 수 있다.

Fig. 7.
Comparison of the Al10 alloy in the as-cast and hot-rolled/annealed states: a BSE image for the as-cast state and an EBSD grain boundary map for the hot-rolled/annealed state. The EBSD map reveals the development of fine subgrain boundaries around dispersed precipitates, leading to an ultrafine-grained microstructure that underpins improved room-temperature ductility.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고엔트로피 합금 설계 개념을 적용하여 Fe-Al-Cr-Ni-Ti 페라이트계 내열합금을 개발하였다. Al 함량 조절을 통해 BCC 기지와 L21 석출상 간 정합성을 확보하였으며, 특히 정합 석출상을 갖는 Al16 합금은 700 °C에서 약 400 MPa의 높은 인장 항복강도와 약 5 %의 균일 연신율을 나타내어 기존 페라이트강 대비 뛰어난 내열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고함량 Al에 의해 치밀한 Al2O3 보호 피막이 빠르게 형성되어 수증기를 포함하는 환경에서도 탁월한 내식성을 나타내었다. 아울러 열간 압연 및 초미세립화를 통해 상온 연성을 개선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본 합금계는 내열성, 내식성, 경량성, 가공성 등 구조소개가 가져야 할 여러 특성을 균형있게 갖춘 저비용 금속 구조소재 설계 전략을 제시하며, 650 °C 이상의 가혹한 부식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한 고성능 구조 소재로서 높은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