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하여 무거운 원자핵 으로 바뀌는 현상이다. 원자핵이 융합하는 과정에 줄어 든 질량은 에너지로 변화하는데, 이를 핵융합 에너지라 고 한다. 지구에서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핵융합을 통 해 헬륨과 중성자로 변화하고 핵융합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되는데 이를 이용한 원자로를‘핵융합 원자로’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도 참여하고 있는 국제핵융합로(ITER) 가 프랑스 남부지역에서 건설 중에 있어 향후 대체 에 너지로서의 기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핵융합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 이 동위원소 분리 시스템(isotope separation systems, ISS)이다. 수소 동위원소를 연료로 넣어 융합 반응을 진 행할 때, 실제 반응하는 연료는 주입된 연료의 1 % 이 하 이다.1) 따라서 99 % 이상의 연료가 반응하지 않고 그 대로 배출되는데, 이때 배출되는 성분은 다양한 수소 동 위원소로 이루어져 기체 분리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열 역학적 특성이 거의 동일한 수소 동위원소 분리가 쉽지 않아 이를 분리하기 위해서는 20 K 근방의 초극저온 증 류법(cryogenic distillation)을 이용해야 동위원소 분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분리 계수가 낮고 공정의 조건이 까 다로우며 높은 비용까지 더해져 비효율적이다.2,3)
최근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공성물질을 이용 하여 선택적으로 기체 흡착을 유도하는 quantum sieving (Q.S) 방식이 제안 되었으며, 고효율 저비용으로 수소를 분리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4) 이때 사용되는 다공성 물질은 높은 비표면적, 플렉서블한 특성과 기공 크기를 조절 수 있는 metal organic framework (MOFs) 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MOFs를 활용한 동위원소 기체 분리 연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대부분 화학적으로 불안정하여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5,6) 따라서 공 기중에서 안정적인 물질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여 러가지 금속유기골격체(MOFs) 중 zeolitic imidazolate framework (ZIF)는 공기 중 고온에서도 화학적으로 매 우 안정적인 장점이 있다. 또한 여러가지 관능기를 갖 는 이미다졸을 사용하고 금속 원자를 Zn, Co, Cu등 다 양하게 선택하며 여러 종류의 ZIF를 설계하여 합성할 수 있어 기체 분리 시료로 높은 활용성을 가진다.7) 따 라서 ZIF 물질을 활용한 quantum sieving (Q.S) 효과를 pressure swing adsorption (PSA)으로 적용한다면 수소동 위원소 분리가 매우 경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ZIF-11 물질을 이 용하여 수소 동위원소의 흡착 거동 연구를 하고자 한다.
2. 실험방법
2.1 금속 유기 골격체: ZIF-11
ZIF-11의 합성은 Zn(No3)2·4H2O(0.60 g, 2.3 × 10−3 mol) 과 2-벤존이미다졸(H-PhIM)(4.2 g, 3.5 × 10−2 mol) DEF 360 mL을 넣고 100 °C에서 4일 동안 반응시킨 후 실온 까지 냉각시키면 무채색의 결정을 얻을 수 있다. DMF 제거를 위해 Sonication을 사용하여 2회 세척하고 여과 한 후 30분 동안 건조시키면 최종적인 ZIF-11을 얻게 된 다. Fig. 1은 얻어진 ZIF-11의 결정 구조를 보여주고 있 으며, 가장 작은 기공 입구의 크기는 대략 3 Å 이다.
2.2 특성 분석
X-ray diffraction pattern (XRD)를 이용하여 ZIF-11의 결정구조를 분석하였다. XRD 분석은 CuKα선을 이용하 여 2°/min의 주사 속도로 5 ~ 60° 범위에서 실시하였다. 고압 수소 흡착량은 high pressure sorption isotherm (PCT) with micro-doser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77 K 에서 20 bar까지 측정하였다. 저압 수소 및 중수소 흡 착 거동은 quantachrome autosorb iQ, 2MP-Xr with Cryocooler를 이용하여 흡착 isotherm을 다양한 온도 40 K (-233 °C) ~ 70 K (-203 °C)에서 측정 하였다. 또한 advanced cryogenic thermal desorption spectroscopy (ACTDS)를 이용하여 극저온 영역(20 K ~ 150 K)에서 물 리적으로 흡착된 수소 동위원소의 탈착 온도를 시간에 따라 분석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Textual properties & H2 uptake
Fig. 2는 ZIF-11의 XRD 결정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저각에서 보이는 강한 회절과 매우 sharp 한 peak이 나 타나고 있으므로, 결정성이 잘 이루어 진 것으로 보여 진다. Fig. 3은 77 K에서 ZIF-11의 고압 수소 흡착량을 압력 변화에 따라 보여주고 있다. 수소의 흡착 용량은 압력이 높아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20 bar에서는 최대 0.6 wt%로 측정되었다. 흡착 이후 탈착이 진행 될 때, 저 압 부분에서 강한 이력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미 세 세공(Micropore, 3 Å)에 의해 흡착된 H2의 확산이 제 한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보통 77 K에서의 물리적 수소 흡착량은 비표면적에 (500 m2/g ~ 1 wt%)비례한다 알려져 있다. 이를 Chahine's rule8)이라 하며, 이를 통해 ZIF-11 비표면적은 대략 300 m2/g로 유추 할 수 있다.
3.2 Low-pressure high resolution H2 & D2 Isotherm
Fig. 4은 다양한 온도 변화(40 ~ 70 K)에 따른 ZIF-11 의 극저온 H2와 D2 흡착/탈착 커브를 보여 주고 있다. ZIF-11은 저온 영역(40 K ~ 70 K)에서 특이한 흡착 반응 을 보이고 있는데, 40 K에서는 흡착이 거의 일어나지 않 고 이력 현상도 보이지 않고 있는 반면, 온도가 70 K까 지 올라갈수록 흡착량은 점차 증가하게 되고 흡착/탈착 이력 현상도 점차 강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이 력 현상의 강화는 수소 동위원소의 확산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수소와 중수소의 1 bar 에서의 최대 흡착량은 약 0.6 mmol/g (H2), 1.0 mmol/g (D2)로 중수소의 흡착량이 40 % 더 높았다. 이러한 흡 착량의 차이 역시 수소 동위원소 확산 차이에 의한 결 과로 유추 할 수 있다.
Fig. 5는 다양한 온도에 따라 측정된 ZIF-11 흡착 등 온선의 H2와 D2 흡착량을 동일 압력에서 비율(D2/H2 ratio)로 나눈 값을 보여 주고 있다. 60 K, 70 K에서 얻 어진 흡착 비율은 저압(10−3 ~ 10−2)에서 최대 약 5를 나 타내었으며, 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감소하여 최종적으로 2로 수렴되었다. 반면 50 K는 저압에서 최대 약 14로 매 우 높은 동위원소 흡착 비율을 보여주었으며 높은 압력 (10−1 ~ 100)에서도 약 4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였다. 이는 ZIF-11이 50 K에서 가장 높은 H2와 D2 분리 효율을 나 타내고 있음 유추할 수 있다.
3.3 Advanced cryogenic Thermal Desorption Spectroscopy (ACTDS)
Fig. 6은 수소 동위원소 혼합 기체의 동역학(kinetic)을 확인하기 위하여 극저온 영역(20 K ~ 150 K)에서 H2와 D2 혼합 기체의 탈착 온도를 시간에 따라 분석하였다. 샘 플을 고진공(10−7 torr)상태에서 극저온(20 K)으로 온도를 낮추고 그 온도에서 1:1 비율로 섞인 H2/D2 혼합기체를 10 mbar로 주입하였다. Fig. 4에서 이미 보였듯이, 흡/탈 착 이력 현상은 기체 확산이 매우 느리게 일어나고 있 음을 보여주므로, 혼합 기체 주입 시간을 달리하여 측 정을 하였다. 또한, H2와 D2가 서로 반응하여 HD 생성 을 하는지에 대한 확인을 위해 HD 시그널도 같이 측 정하였다.
주입 후 유지시간이 10분인 경우[Fig. 6(a)] 온도를 올 리기 시작하는 순간 표면에 붙어 있던 각 기체들이 바 로 떨어져 나와 40 K 근방에 도달하게 되면 전부 탈착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반면, 주입 후 유지 시간을 30 분으로 증가를 한 경우 수소의 탈착 곡선은 Fig. 6(a)에 서 보이는것과 유사한 반면, 중수소의 경우 기존에 보 이지 않았던 2개의 peak이(50 K, 80 K 근방) 새롭게 보 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ZIF-11이 혼합 기체에 노 출되었을 경우,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중수소가 선택적 으로 기공 내부로 확산이 더 잘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 다. 또한, HD값은 모든 측정 과정 중에서 거의 0에 가 깝게 나왔는데, 이는 ZIF-11 내부에서의 H-D exchange 는 일어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4. 결 론
ZIF-11 물질을 이용하여 수소 동위원소 흡착 거동에 관 한 연구를 하였다. 저온 영역(40 K ~ 70 K)에서 H2와 D2 의 흡착 반응을 관찰 한 결과, 온도가 올라(40 K→ 70 K) 갈수록 흡착량이 증가함과 동시에 이력 현상이 강하 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으며 1 bar, 70 K에서 최대 흡 착량은 각각 0.6 mmol/g (H2)과 1.0 mmol (D2)로 나타 났다. ZIF-11 흡착등온선의 H2와 D2 흡착량을 동일 압 력에서 비율(D2/H2 ratio)로 나누면, 50 K 저압에서 최대 14를 얻어 잠재적 분리 소재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 였다. 혼합 기체의 동역학(kinetic)을 확인하기 위하여 극 저온(20 K ~ 150 K)영역에서 H2와 D2의 탈착 온도를 시 간에 따라 분석하였으며 주입 후 유지 시간을 10분에서 30분으로 증가시킨 경우 중수소가 선택적으로 내부 확 산이 더 잘되고 있음을 확인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동 일한 조건에서 화학적으로 안정한 ZIF-11이 효율적으로 D2를 흡착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동위원소 분리에 효 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